나의 80년 5월

 Yu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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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저는 80년 5월 이전에 태어났습니다.^^
당시 저는 아버지가 해외파견 근무자로 지정되셔서 79년부터 81년까지 유럽 모 국에 있었습니다.
초딩 꼬맹이가 나라에 대해 뭘 알겠습니까.
그래도 학교나 어디 갔을때 항상 사람들이 중국인? 일본인? 베트남인?(당시 보트피플이 유럽까지 꽤 왔었음) 이라고 물어보는건 참 싫었으나, 어린 나이였지만 한국이 저런 나라들보단 작으니까 그런 그들이 이해는 했고, 어쩌다가, 정말 어쩌다가 한국이라는 이름이 tv에 나오면 그렇게 반가울수가 없었습니다.

10월 말 어느날 아침에 말수가 적으신 아버지께서 박정희 대통령이 돌아가셨다고 말씀하시더군요.
한국에서 초1까지 다녔는데, 한국에서 땡박뉴스가 있고 어딜가나 박통 초상사진이 걸려있어서 아 그냥 그 사람이 죽었나보다 했지만, 좀처럼 듣기 힘들었던 한국이라는 이름이 TV에 몇일 연달아 나오는게 신기하기만 했습니다.

그러다 해가 지나고 5월이 되자(그때는 그 나라 언어 자유롭게 할 정도) TV에 한국 지도가 나오면서 서울에서 몇시간 남쪽에 있는 어느 도시에서 군인과 시민들이 싸운다는 얘기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막 시사 뉴스에 관심이 생기던 터라 이란 혁명, 전쟁, 분쟁 뉴스가 많이 나오던 때였는데, 그런 문제있는 뉴스 전하는 분위기로 한국이 거론되는 거였습니다.
더이상 신기하지 않더군요.
뭔지는 잘 몰랐어도 좀 기분이 나빴습니다.
잘사는 나라는 아니었지만 총으로 사람 죽이는 나라는 아니었는데, 뭐 그런 막연한 생각...

그러다가 아마 도청에서 진압이 완료된 후 였을텐데, 심층 보도 프로(아마도 부모님이 보시던 것을 함께 봤겠죠)에 광주가 오래동안 소개됐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니 힌츠페터씨가 찍은 사진과 동영상이었을겁니다.
초딩 3학년은 충격받았습니다.
내 나라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니...
사실 뭐가 뭔지 전혀 정리가 안됐습니다.
아마 부모님께 뭐라고 여쭤봤겠고, 부모님도 뭐라고 답은 해주셨을텐데 그런건 전혀 기억에 남아있지 않고, 강당에 쌓인 관, 태극기를 흔드는 시민, 시내의 군인 이런 시각적 모습들만 지금껏 기억에 남아있습니다.
초딩이 뭘 알겠습니까.
하지만 사람을 죽이는 것은 나쁜 일이라는 것만은 뚜렷이 알고 있었고, 81년말에 한국에 와서 매일 TV에 나오는 대머리가 그 인간이라는 것을 안 뒤로는 절대로 좋아할수가 없었습니다.

오랜 시간이 지나고 대학에 들어가자 선배들이 80년 광주 비디오 테이프를 여기저기서 틀어줬고 5.18을 모르고 있던 많은 비호남권 동기들은 많은 충격과 분노에 휩싸이는 것을 봤습니다.
저는 오히려 상대적으로 담담했지만 한동안 기억 저편에 묻혀있었던 초등 3학년의 기억들이 살아났습니다.

저는 지금도 저 자신을 진보, 보수 어디에 두는 것을 좋아하지 않고, 진영논리에 빠져 옳지도 않은 일 감싸주고 그러는거 안 좋아합니다.
사람 죽이는 것은 나쁜 일이고, 법은 꼭 지켜야 하고, 가난하고 어려운 사람이 있으면 도와주고 함께 잘 살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는 등의 아주 기본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을 뿐입니다.
자유당을 싫어하는 것은 사람 죽인 넘들을 감싸고 돌고, 법을 우습게 알고, 함께 잘 사는 것을 거부하는 넘들이기 때문이지 저는 무슨 진보 보수 그런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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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u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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